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책을 펼칠줄 알고 뽑았으나 임기 내내 신자유주의 정책만 펴다가 앞장서서 미국과의 FTA를 덜컥 체결해버림으로써 김영삼때부터 이어진 세계화의 결실을 맺은 노무현 정권은 그렇게도 대기업과 자본가들을 위한 정책을 폈음에도 경제에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평을 들으며 자리에서 물러나기 직전이다. 이제 그보다 더 자본(국내건 외국이건)을 위한 정책을 펼 수구 보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2위를 차지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박정희식의 개발독재를 떠올리게 하는 그 후보중 한명이 경제정책을 펼텐데 과연 그는 우리나라 경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완전한 자유 무역과 보호 관세와 보조금의 철폐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외국자본의 자유로운 투자, 정부 지출의 축소와 시장에 모든것을 맡기는 작은 정부. 워싱턴 컨센서스라고도 이야기되는 이러한 사항들은 신자유주의라고 불리우는 이론들의 핵심적인 주장들이다. 이러한 이론들은 우리나라 경제관료들처럼 시카고 학파의 세례를 받은 정치 경제 관료들에 의해 국가 경제 정책으로 채택이 되거나 또는 강대국의 불공정한 협정, 그리고 무엇보다 IMF, 세계은행, WTO와 같은 국제기구를 통해 특히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개발 도상국에 거의 강제적으로 적용되고 있기도 하다. 과연 그렇다면 신자유주의의 정책들은 국가의 성장에 정말로 큰 도움이 되었는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장하준교수의 답은 절대적으로 "아니오"이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 하기 위해 저자는 지금의 강대국들이 부를 축적한 역사를 언급하며 그 나라들이 다른나라에 비해 앞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원인은 신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자유로운 무역과 시장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높은 관세를 통한 보호무역과 보조금등을 통한 국가의 지원과 보호였음을 밝히고 있으며 이를 남미와 아시아등 최근까지의 사례를 통해서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즉 강대국들은 남들보다 먼저 사다리를 이용해 높은 곳에 올랐으면서도 지금에 와서는 다른 나라들이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서 시작하여 앞서 이야기한 자유무역, 민영화, 외국인 투자, 재정건전성등의 주장에 대해 수많은 사례를 들어가며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으며 신자유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정책 실패에 대해 변명처럼 내세우는 민주주의의 부족과 민족성에 대한 변명이 얼마나 잘못된 논리인지 비판하며 책을 마무리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속도로 경제적인 성장과 그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일정수준의 민주주의를 달성했지만 그 과정이 평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경제 성장과정에서의 독재와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안전망의 부족과 극심해지는 양극화등이 그 부작용일 것이다. 그렇다고 사다리 위에 아직 올라가지도 못한 이책대로 말하자면 우리나라는 이제 사다리에 올라서기 시작한 즈음이 될까? 강대국들과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제 기구들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개도국들에게도 평평한 경기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하자고 하지만 실력차가 월등히 나는 상대라면 평평한 경기장 자체가 오히려 불평등하다는건 자명한 일이다. 이제 곧 우리나라도 우리나라의 수십배의 시장을 가진 미국과 이러한 평평한 경기장에서 경쟁을 앞두고 있고 거기에 정치계와 언론은 쌍수를 들어 환영을 하고 있는데 글쎄 과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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