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고는 얼마나 어려운가 - 클루지
클루지
- 게리 마커스
이책에서도 자주 언급되고 있는 리처드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에 보면 이롭지 않은 중간단계때문에
궁극적인 최선의 단계로 진화하지 않은 사례들을 강력한 진화의 증거로 들고 있다.
즉 한방향으로 나있는 발가락에 엄지가 필요해 손목뼈가 엄지처럼 발달한 팬더의 엄지
(스티븐 제이 굴드가 "팬더의 엄지"라는 책에서 이야기한),
심해에서 압력을 견디기 위해 납작한 형태로 진화하였으나 가오리, 홍어와는 다른 형태로 수렴진화한 넙치, 도다리류,
그리고 시신경이 빛을 받아 들이는 시세포의 앞에 위치한 척추동물의 눈이 바로 그런 예이다.
그러나 자연계에서 찾아볼수 있는 이러한 예들은 비록 궁극적 최선은 아니라 할지라도 지질학적 시간을 거치며
유기체가 도달할 수 있는 (생존할 수 있는) 적합한 형태로 진화한 반면 인간의 정신, 심리, 문화는 그러기에는
뇌의 진화 이후 너무 짧은 시간동안 급격한 환경의 변화를 거쳤고 그 결과로 인간의 뇌는 공학자들이
"클루지"라고 부르는 엉성한 해결책과 같이 불완전한 면모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 하고 있다.
인간의 정신적, 심리적 특징을 진화 생물학과 유사하게 적응과 자연선택의 차원에서 연구하는 진화 심리학자들은
뇌의 진화 과정을 반사적인 부분과 숙고하는 부분 두가지로 나누는데 뇌의 진화는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즉각적인 생존을 담당했던 반사적인 부분에서 시작하여 고등지성을 위한 감정과 이성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부분으로
진화하여 왔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두가지 뇌와 진화적 시간차이로 인해 기억력은 불완전하고 쉽게 기억에서
꺼낼수 있도록 맥락기억에 치우쳐 있으며 자신이 믿고 싶은것만 믿는 확증편향, 동기화된 추론, 틀짜기, 오염화된 신념,
미래와 현재의 시간차등등의 부적절한 자기 통제, 불확실한 언어, 망가지기 쉬운 마음등 완벽하는 거리가 먼 정신과
심리를 가지게 되었으며 이는 오히려 인간의 본성에 가깝다고 하겠다.
이책에서는 이러한 인간 심리의 한계를 깨닫고 극복할수 있는 방안까지 함께 제시하는데 이러한 인간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자들(특히 정치인, 홍보, 마케팅 전문가)의 이면을 파악하라는 말이 기억에 남으며 무엇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고를 한다는게 사실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고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 다시 한번 느껴진다.
2009년 10월 5일 덧붙임 :
이책에서는 뇌를 3가지로 구분하는데 -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영장류의 뇌 - 이는 스티븐 핑커의 견해로는 잘못된
구분이라고 한다. 진화는 어느 한부분이 안정적으로 완료되고 그위에 다른 기능이 덧붙여지는 과정이 아니라는 것,
그래도 전반적으로 진화 심리학적 관점에서 뇌의 작동방식에 대한 연구는 유용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