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영화등
슬럼, 지구를 뒤덮다
beck.kim
2007. 10. 16. 16:11
21세기 들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도시의 인구가 농촌 인구를 넘어섰으며 중국과 인도등 신흥 공업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인해 갈수록 도시의 규모와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 또한 급속히 늘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도시화가 곧 경제 성장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책의 서두에서는 전세계적인 도시화의 경향들을 살피며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지역의 도시화를 예로 들면서 최근에 일어나는 도시화의 실제 원인은 경제성장보다는 농촌경제의 몰락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도시로 이주해온 이주민들로 인한 측면이 크다는 점을 밝히고 있으며 부족한 토지와 인프라로 인해 슬럼이 형성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슬럼은 공공위생, 치안등에 있어 심각한 위험이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의 강제적인 퇴거 명령으로 인해 폭력적으로 슬럼에서 쫓겨나거나 때로는 슬럼 자체가 외지 중산층들의 잇속을 차리는데 사용되고 있다고 저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불과 80년대에만 해도 수많은 산동네들의 강제 철거가 있어왔으며 최근에는 청계천과 동대문운동장 부근등 도시의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슬럼에 대한 철거가 별다른 저항 없이 (오히려 정치적 자산이 되어가며) 진행되고 있으며, 화려한 아파트 분양광고(유치원생까지 동원한 래미안 광고는 정말 최악)아래에도 노숙, 고시원등의 유사슬럼이 현재까지도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적인 슬럼의 배후에는 어떠한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져 있으며 특히 신자유주의 경제는 어떻게 제 3세계의 슬럼화를 촉진 시켰으며 궁극적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라는 답을 원한다면 거기서 이책을 덮기 바란다. 이책은 이러한 원인과 결과에는 거의 관심없이 세계 각국의 슬럼의 현황을 반복적으로 나열하는데 그치고 있어 정말 믿을 수 없이 지루하다. 수많은 사례와 정확한 데이터야 말로 이러한 책에서 가장 중요한 미덕이고 서남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의 비참한 슬럼의 현황을 알게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그걸 모아놓기만 해서야 어디 저자들의 의견에 동의 할수 있을까